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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대출 빨간불… 은행들, 보증료·수신상품 지원으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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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대출 빨간불… 은행들, 보증료·수신상품 지원으로 '선회'

4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한 분기 새 0.09%P↑
건전성 관리 위해 관련 대출 취급량 줄여
맞춤형 금융·비금융 상품은 확대…당국·정치권 공감대 덕
지난달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상가에 부착된 임대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상가에 부착된 임대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상승하자 은행들이 대출은 줄이고 적금 우대금리, 보증료 지원 등으로 선회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적금 우대금리가 연 6~8%대로 상승하고, 대출 보증료 지원도 활발해지는 것이다.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금융권과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은행들의 금융·비금융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1분기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평균(국민은행은 소호 전체 연체율로 집계)은 0.51%로, 지난해 말(0.42%)보다 0.09%포인트(P)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평균은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보다도 훨씬 높게 형성됐는데, 그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1분기 기준 0.39%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평균이 0.12%P 높았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와 기업대출 연체율 간 차이(0.09%P)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권은 연체율에 따른 대출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달 기준 266조7819억원으로, 3월(267조526억원) 대비 0.1%(2707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269조4592억원)과 비교하면 0.9%(2조6773억원) 상당 줄었다.
그 대신 개인사업자 대상 금융상품을 늘리는 방법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카드 가맹대금 등 매출 정산금을 입금받는 개인사업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최고 연 6%대 적금을, 하나은행은 가맹점 입금 카드사 개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최고 연 8%대 적금을 각각 판매하고 있다.

대출 보증료 지원도 비교적 활발해졌다. BNK부산은행은 시,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자재비와 공과금 등 사업장 운영비에만 사용할 수 있는 대신 보증료 전액 지원 등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를 내놓았다. 국민은행 역시 지역신보재단과 연계해 특정 보증서대출을 신청한 개인사업자에게 보증료를 최대 80%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맞춤형 비금융 상품도 은행권의 주요 사업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신한은행의 주문중개 플랫폼 서비스 ‘땡겨요’가 그 예시로, 중개수수료가 2%에 그치는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의 부수 업무 인가에 따라 해당 서비스가 은행의 정식 사업으로 격상하면서 본격적인 입지 다지기에 들어갔다.

은행권이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늘리는 배경에는 당국과 정치권의 ‘상생’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꾸준한 화두인 만큼 정부도 주목하고 있다”면서 “또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만큼 당분간 상생 금융 지원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 은행들은 금융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고, 지난달 말부터 연체가 우려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19플러스·폐업지원대환대출·햇살론119 등 상품 제공을 시작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상품 시행 은행 중 한 곳인 신한은행 본점에 직접 방문해 현장을 지켜보는 등 당국의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